#1 좋아하는 일을 하라
1959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김영옥은 배우로서 오랜 기간 동안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산 것’이라고 전한다. 연극배우로 시작해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 아나운서의 길을 택한 그녀는 성우, 영화 배우까지 여러 직업을 거쳤다. 짧게 근무했던 아나운서 경력을 제외하고 모두 연기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직업이다. 그러다 힙합을 만났다. JTBC 예능 <힙합의 민족>을 통해 ‘할미넴’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큰 이슈가 됐다. 김영옥은 랩은 자신이 할 처지가 아니라고, 너무 어렵다고 말하며 출연을 고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흑인들의 문화인줄로만 알았던 랩이 알고 보니 우리 내면의 한을 풀어내는 것과 같다는 걸 깨닫는다. 그녀는 가사도 직접 쓰고, 조금씩 박자를 타며 연습하면서 힙합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나중에는 귀가 트였고, 랩이 잘 안 들려도 ‘한이 담긴 소리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제 김영옥은 힙합을 알게 된 것이 큰 자산이며, 새로운 것을 수용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한다.
김영옥&딘딘(feat. 김경록) – ‘연기꾼’ 中
내 나이 80이다 얘들아
내가 너의 할미다
나 보고 뭔짓이냐 해
그러나 내 열정은 20대
볼거면 보고 말거면 마라
내 어릴 적 썼던 일기장이
너희들에겐 역사책이다
누가 봐도 나는 할미다
그래도 내가 할 말은 합니다
얘들아 이게 진짜 힙합이다
#2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영옥은 인생에서 황혼의 나이를 살면서 시간이 속사포로 지나가는 걸 느꼈다. 남는다고 생각되는 시간들을 허비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일분일초는 더욱 소중하다. 어떤 때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슬퍼하는 것도 잠시, 이런 시간을 흘려 보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김영옥은 자신에게 도전정신이 없다고 한다. 자신의 앞에 벌어진 상황,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씩 부딪히며 해내고 또 해냈을 뿐이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만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왔다.
#3 자식의 결정을 지지할 것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녀를 키운다. 학원을 몇 군데 보내거나,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기준을 정해 회초리를 드는 등 타인이 지적할 수 없는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다. 김영옥은 교육에 정석이 있는 건 아니라며, 자식의 결정을 지지하라고 강조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연극을 하겠다는 어린 딸을 적극적으로 말렸다. 그때 김영옥은 ‘엄마가 왜 저러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의 자식들은 목표와 도전정신이 있어서 그런 선택을 했을 텐데, 어른의 시선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이 뭔가를 하고 싶어할 때, “네가 뭘 해?”라며 기를 죽이지 말고, 응원하고, 칭찬하라고 말한다. 자신의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되, 자식 교육에 발목 잡히지 말라는 조언이다.
#4 할까 말까 싶을 때는? 그냥 해라
6년 전, 김영옥의 외손자는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2년 반의 입원 생활 후 지금은 그녀가 외손자를 돌보고 있다. 간병인을 두고 있지만, 밤이나 새벽에는 온전히 그녀가 외손자를 돌봐야 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나이를 생각하며, 어떻게 아이를 돌보느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그녀는 닥치면 다 할 수 있다며 당찬 모습을 보인다. 김영옥은 드라마를 하다 보면 ‘이게 마지막 작품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임하지만, 막상 끝난 후에는 또 다른 작품을 욕심 낸다. 이건 내가 해야 한다, 내가 더 맛깔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오늘도 그녀는 현장에 나가는 것이다. 어떤 시간이든 자신이 잘 활용하면 나의 시간이 된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열린다. 어떤 일을 앞두고 할까 말까 싶을 때, 누군가 나를 말리고 기 죽여도 하고 싶은 건 한다는 김영옥처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