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실수, 이제 다시는 없다

동현 씨는 지붕의 누수를 고치거나 노후된 지붕을 새롭게 개조하는 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삶이었다. 도박에 빠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강릉에서 일하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와 함께 강원랜드에 방문했다. 강원랜드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그날따라 눈보라가 몰아쳤다.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도 마시지 못할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던 그 때, 동현 씨는 처음 접한 스몰 카지노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기계를 하다가, 주사위 게임인 다이사이를 하고, 나중에는 바카라에도 손을 댔다. 돈도 많이 잃고, 빚은 순식간에 불어났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후, 예전에 일하던 공장의 사장에게 연락이 왔다. 경주에서 새로운 공장을 개업하는데 그곳의 책임자로 일할 수 있냐는 것이다. 동현 씨는 노름하던 자신을 어떻게 믿고 일을 시키냐고 되물었고, 사장은 그래도 믿는다고 답했다. 그렇게 동현 씨는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후 7년 간 정말 열심히 일했다. 모든 빚을 갚고, 집안 형편도 나아질 정도였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자 그는 다시 카지노를 찾았다. 이제는 가족까지 등지고 게임에만 몰두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빌린 돈을 모두 탕진했고, 점점 늘어나는 빚에 허덕이며 남에게 밥을 얻어먹는 신세가 됐다.
수면제를 먹어야만 잠을 잘 수 있고, 모든 걸 놓고 죽고 싶었던 순간에 클락을 만났다. 클락 전문위원은 아무도 듣지 않던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미래에 도움이 될 교육을 제안했다. 또한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클락 전문위원의 모습에 감동한 동현 씨는 올해 6월 영구정지를 했다. 지난 추석에는 연락을 끊고 살았던 아내와 두 아들에게 영구정지한 사실을 알리고, 다시 관계를 회복했다. 처음에는 동현 씨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가족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편하게 서로 왕래하며 지내고 있다.
이제 동현 씨는 조상들이 뿌리를 내렸던 경상북도 청송군에 터를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쉽게 도박을 접할 수 있었던 지역을 벗어나 산골짜기에서 공공근로를 하며 보내는 시간,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내년 봄에는 과거에 하던 지붕을 개량하는 일을 다시 해볼 계획이라는 동현 씨. 찬 바람을 맞으며 보냈던 그의 앞날에 따스한 햇살이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