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지을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한 때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의미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30여 년 전에 펴낸 에세이집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소확행을 이렇게 표현했다. 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먹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 쓸 때의 기분, 겨울 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온 고양이의 감촉. 작가는 이처럼 일상의 평범한 순간이 우리 삶의 행복이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행복과 마주한다.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펴며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 때, 커피믹스에 넣은 물의 양이 딱 맞아 커피 맛이 좋을 때, 정류장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되어 버스가 도착할 때,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웃음 지을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 예쁜 구름이 떠있을 때. 우리 인생에는 소소하지만 즐거운 순간이 가득하다.
지금 당신이 처한 현실이 고단하고 팍팍하게 느껴진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한 때를 떠올리기 힘들다면 가슴 속 깊이 자리한 추억을 꺼내보자.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든 어린 시절,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롭게 꾸린 가정에서의 행복까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웃음 지을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인생샷’이라는 말이 있다. 살면서 찍은 사진 중 최고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나온 사진을 말한다. 멋진 자연환경이 배경이거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진이거나, 다른 사람이 봐도 예쁘고 멋지게 나왔다면 인생샷이라고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의 순간을 촬영한 사진을 인생샷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의 곁에 자리한 평범하고도 특별한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