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알코올
늦은 밤 사북 식당가에는 소고기 무국에 소 주 1병으로 허기를 달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출정을 앞두고 든든히 배를 채우려 는 자, 지난 밤을 불태우고 후회와 자책으로 괴로워하는 자. 이들의 술잔에 다시 꿈틀대 는 갈망이 일렁인다. 수많은 도박자들이 술 을 마신 후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게임을 하 거나, 게임으로 돈을 잃고 쓰라린 마음을 부 여잡고 혼술을 한다. 기분이 좋거나 속상한 상황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풍경이라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상황은 모두 위험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음주는 도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즉시 대뇌를 마취시켜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이러한 뇌 의 변화는 2잔 정도의 음주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즉, 알코올은 인지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쳐 도박의 결과까지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강 력하고 즉각적인 단서에만 집중하게 함으로 써 더 많은 베팅을 강행하도록 한다. 또 음주는 도박자의 재정 상태나 가족에 대 한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고, 신중하기보다는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일부 카지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알코올 음료를 “도박 토닉”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적절히 절제하지 않으면 도박자의 판 단을 흐리게 하며 위험 감수 행동으로 이끌 수 있다.
도박중독자의 술은 우울 상태를 증가시킨다
돈을 잃고 마시는 술도 위험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어울리기 위한 사교 목적으로 음주를 한다.
반면, 도박중독자들은 경제적 손실, 대인관 계의 갈등 등 도박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견디기 위한(혹은 잊기 위한) 자가처방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대처 수단으로 술을 마신다. 우울과 절망 속에 있는 도박중 독자에게 알코올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긴장완화제이다.
하지만 술을 마시더라도 우울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우울 감정이 더 심해진다. 특히, 우울은 자살 생각과 깊은 관련이 있으므로 우울한 상태에서의 음주는 자신도 모르게 자살 행동을 촉진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쾌락을 향한 무한 연결고리
“중독은 한통속”이다. 인간의 뇌에는 생존의 본능마저 마비시키는 쾌락 중추가 있는데, 이를 자극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도박, 알코올, 인터넷 게임, 마약 등의 중독 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중독은 한통속 이어서 도박중독에서 겨우 벗어나면 알코올 에 빠지기 쉽고, 도박중독자가 마약에 손을 대기도 한다. 애초에 빠졌던 중독의 쾌락을 다른 그 무엇도 대체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 독 갈아타기를 하게 된다. 그만큼 중독은 강 렬하고 끈질기다(조선일보, 2013.9.3).
학문적으로도 알코올중독과 도박중독은 공 통의 속성을 가지며 공통의 원인으로 발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독의 진단기준 은 얼마나 많이 하는지, 자주 하는지 양과 빈 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로잡힘, 통제 상실, 내성, 금단증상의 여부이다. 알코올중독과 도박중독의 단 한 가지 차이점은 알코올중 독은 바람직한 효과를 얻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물질이고 도박중독은 물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독은 한통속”이다.
인간의 뇌에는 생존의 본능마저 마비시키는 쾌락 중추가 있는데,
이를 자극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도박, 알코올, 인터넷 게임, 마약 등의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도움을 받아서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
다음은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도 박자들의 고백이다.
“도박 끊으려고 술을 마셨는데, 이젠 술을 못 끊어서 다시 술을 끊으려고 도박해요.” “(출입정지 신청 후) 아직 도박은 안 하고 있 는데 대신 술이 늘어서…” “술 마시고 나면 통제도 잘 안되고 돈이나 깨지고! 이 웬수 같은 술을 어찌해야 좋을 까요?” “이러다 결국 마약 먹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 기도 해요.” “술, 담배, 카지노는 질리지가 않아요.” “저는 혼술이 편해요. 소확행이죠.” “저는 알코올중독은 아니예요, 경미한 알코올 의존증이라 할 수 있죠.”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음주 도박은 이미 상당한 도박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고, 많은 도박자가 음주 문제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임도 어떠한 자세와 상태로 즐기느냐에 따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오락으로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자신의 음주습관에 대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단도박만큼 단주도 힘들다. 혹시라도 자신의 음주 습관이 걱정된다면, 주변에서 술 좀 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음주 문제 자가선별 검사(AUDIT-K)부터 해보기 를 권유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간단히 테 스트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아니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 리고 용기내어 센터의 문을 두드려 보기를 간곡히 권한다. 단도박과 단주! 누군가의 도 움이 절실히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