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에서 담당하고 계신 업무가 궁금합니다.
입사 전에는 의료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다가 2017년 3월부터 KLACC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자원봉사 활동의 동기가 있는 회복자와 카지노 고객들이 자원하여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고객 자원봉사단’ 운영을 맡고 있고요. 카지노 인근지역에서 생활하는 여성고객들의 자조모임인 ‘여행(女幸) 모임’의 진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취약계층(도박중독 회복자)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직업재활 터전 제공 사업인 ‘하이원 베이커리’의 사례 관리도 제가 맡고 있는 업무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업무인 중독관리센터를 찾아주시는 분들과의 상담 업무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클락의 전문위원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클락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기 전부터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 멋지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첫 사회생활도 의료 관련 분야에서 시작했었고요. 그러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딱 제가 맡아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료 관련 분야는 활동적이고 직접적으로 처치하는 업무여서 사람들의 몸을 돕는 일이었지만, 상담 업무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였고 내면적으로 그 분들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어서 더욱 보람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클락의 전문위원이 이런 저의 생각과 꼭 맞는 업무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2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제 판단이 옳았다는 생각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과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상담을 하면서 다른 분들을 돕고 살고 싶다는 제 삶의 목적과 꼭 맞는 천직(天職)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보람이 있었던 사례나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이 생각납니다. 누구에게나 사람을 만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친밀한 관계가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요. 저도 처음에는 어색했고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이 낯설고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분 한 분 모두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며 친밀하게 대하고, 그 분들이 편안하게 느끼실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며 관심을 보여 드렸더니 참여하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참여도도 높아졌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서 특히 미국에서 살다오신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우리말이 다소 서툴렀던 데다가 가깝게 지내셨던 분께 상처를 많이 받는 일까지 당해 주변 사람들에게 불신의 벽을 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갇혀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제게 항상 변함없이 따뜻하게 대해 주어 믿음이 간다는 말씀해 주셨을 때 깊은 보람과 일에 대한 가치를 느꼈습니다. 물론 그분뿐만 아니라 모든 참여자분들께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중독의 유혹을 이기는 데,
주변사람들이 어떤 도움이 될까요?
중독의 유혹을 이기는 것은 그분들 자신이지만 주변사람들의 지지와 관심은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서 주변사람들의 가장 큰 도움은 ‘관심’입니다. 중요한 것은 ‘감시’가 아니라 ‘관심’이라는 점입니다.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변함없이 ‘관심’을 가질 때 중독의 유혹을 보다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대해야 하는 가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핵심은 ‘친밀감’입니다. 다 안다는 듯 낙인을 찍고 대하는 태도라든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표정과 행동이라든지, 평가자의 모습으로 차갑게 대하는 것은 도움보다는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갈구하고, 변함없이 친근하게 대하는 태도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정리해 본다면 변함없는 관심을 가지고 한결같은 친밀감으로 대한다면 중독을 이겨내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도박자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고, 각 개개인의 특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도박에 빠져 있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깊고 즐거운 활동을 탐색하고 경험하는 것이 대안활동으로 효과가 높습니다. 각각의 개인에 맞는 활동을 탐색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KLACC도 다양한 프로그램(지원제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도박 중독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중독 관련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자존감이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그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자신이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와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LACC의 직원과 전문위원 모두가 늘 변함없이 함께할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꼭 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다면?
저는 지금 KLACC에서 보람과 가치를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부심과 당당함과 자랑스러움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