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박 자조모임(GA)의 유래
도박중독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심리치료, 가족치료, 입원치료, 재활치료 등 전통적 치료 이외에 단도박 자조모임(GA)이 있다. 단도박 모임은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박 중독자나 회복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도박중독을 치유하고 회복상태를 유지하도록 격려와 지지를 제공하는 모임이다. 모임의 시초는 195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도박에 빠진 두 남자가 우연히 만남을 가지면서 도박을 중단하게 된 사건이 효시가 되었으며, 우리나라는 1984년 한 신부님이 미국에서 배웠던 회복 원리와 운영 방법을 적용하며 모임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단도박 자조모임의 구성
단도박 자조모임은 도박을 끊겠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과 지속적으로 회복상태에 있는 사람이 회복자 역할 모델로 후원자가 되어 12단계 원리에 따라 진행되는 치유회복 프로그램이다. 개방형 모임은 도박문제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사실을 밝히거나 토론에 참여하도록 요구받지 않지만, 폐쇄형은 도박 행동을 중단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만 개방되고 모든 멤버들이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조모임은 우선 가벼운 오락 활동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지난 일주일 동안의 생활 반성과 진행순서 안내, 12단계 원리 낭독, 참여자 소개, 단도박 경험 보고, 주제 발표와 토론, 그리고 일치를 위한 원칙과 실천사항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전통적 치유법과 단도박 자조모임의 중요한 차이는 자발적인 참여와 구성원들의 지지와 배려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대개 중독자들은 자신의 도박행위를 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도박을 중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단도박 모임은 참여의 선택권이 자신에게 있고 도박중독에서 회복된 후원자가 역할 모델이 되어 모임을 지도하며 참여자들이 스스로 변화동기를 가지고 참여하는 장점이 있다. 또 도박문제로 고통받는 중독자들에게 도박을 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기 때문에 외부 문제나 대중적 논쟁거리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외부의 지원없이 비영리적, 자립적으로 운영하므로 구성원들의 이해와 배려, 지지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단도박을 하겠다는 열망이 가득한 응집력있는 집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
모임이 주는 치유 효과
단도박 모임은 자신이 도박에 무력했다는 사실과 인생에서 당면하는 문제를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현실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건전한 정신으로 돌아오게 해줄 신의 힘과 보살핌에 의지하도록 격려받는다. 또 도박행위로 야기된 문제를 보상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하고 더 각성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원칙들을 상호 교환한다. 특히 익명성과 자발성을 강조하고 자신의 이익보다 도박을 끊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므로 공감과 배려, 동료애가 강조되며, 회복한 후원인이 지도자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집단 응집력이 치유 효과를 가져다준다.
단도박 모임의 치유와 유지효과는 모임의 성격과 응집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스코틀랜드에서 수행한 연구결과를 보면 1년 추적 조사에서 참여자의 8%, 2년 추적 조사에서 7%가 단도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다른 연구에서도 단도박 모임이 중독자의 치유효과를 유지하는데 긍정적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독자와 배우자가 함께 단도박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 도박의 치유와 유지효과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도박으로 삶의 문제에 피폐해진 중독자들에게는 가족의 지지와 배려, 동참이 단도박을 지속시키는 큰 힘으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 본 칼럼은 KLACC 자문위원의 참여로 행위중독에 대한 예방, 치료, 실천 등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