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민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 하나의 나, 감정에게> 저자
운동을 해서 근육이 생기면 들어 올릴 수 있는 아령의 무게가 커집니다. 마찬가지로 마음 근육을 키우면 외부 스트레스를 더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마음 근육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신체 근육을 키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매일 매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서서히 근육이 커지듯이 마음이 건강해지는 좋은 습관을 통해 좀 더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이겨 나갈 수 있습니다.
A씨는 어느 순간부터 식욕을 조절하기 힘들고, 매일 마시는 술의 양이
늘어나서 고민입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다 늦게 퇴근하면
기진맥진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요리하거나 운동을 할 여력이 도저히
없다고 합니다. 힘들게 일한 나를 위한 보상이라고 당연하게 위안 삼으며
배달 음식과 함께 술을 곁들입니다.
또 식사 후 바로 잠들기는 시간이 아까워 핸드폰으로 쇼츠를 즐깁니다.
마음이 허전할 때는 인터넷으로 쇼핑하기도 합니다. 늘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쓰지 않는 물건들도 제법 많습니다. 하지만 퇴근 후 맛있는
음식들과 술,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인터넷의 짧은 영상을 볼 때
마음이 제일 편하다고 합니다.
최근 A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보상을 얻게 됩니다. 뇌에서 도파민과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물질이 분비되는 거지요.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고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는 이유는 음식이 술이나 도박 마약과 비슷하게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A씨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과식이나 폭식, 과도한 음주, 쇼핑, 쇼츠와 같은
짧은 동영상 시청, 의미 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인터넷을 하는 행동, 도박,
마약 등의 같은 행동을 흔히 ‘자기 파괴적 행동’이라고 부릅니다. 당장은
마음의 위안이 되지만 반복될수록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고 고치고 싶지만
쉽지 않는 상태, 또 다른 말로 그것을 ‘중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외부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이나
가족 내에서의 갈등, 경제적 문제 등 삶에서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비록 외부의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없애지는 못하지만
자기만의 내적 통제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마음 근육을 열심히 키우고
동시에 자기 조절력을 조금씩 강화할수록 우리의 삶은 자기도 모르게 훨씬
더 찬란하고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① 나의 *루틴 체크하기
하루를 돌아보며 반복되는 루틴을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3가지로
분류합니다. 없애고 싶은 습관, 유지하고 싶은 습관, 새로 만들고 싶은
좋은 습관 이렇게요. 매일 퇴근해서 배달 음식을 시키고 술을 한잔
곁들이는 습관을 없애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어떤 단서들이 좋지
않은 습관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세요. 퇴근 후에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핸드폰으로 배달 앱부터 살핀다면, 제일 먼저 그 앱을
지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 루틴(routine)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② 건강하게 먹고 핸드폰 멀리 하기
건강한 식단으로 메뉴의 구성을 최대한 바꾸고, 술 대신 비슷한 느낌의
탄산수나 허브차 등으로 음료를 대체해 봅니다. 또한 쇼츠 시청을
줄이고 싶다면 집에 돌아왔을 때 핸드폰을 정해둔 장소로 치우고
잠들기 전까지 최대한 멀리하도록 합니다.
③ 습관 관리 앱 활용하기
우리 습관은 이어진 연결고리 같아서 한번 형성되면 의식하지 않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어떤 습관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최소 2개월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좋은
습관의 고리를 형성해 나가고 계속 반복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루빗’,
‘루티너리’ 등 다양한 습관 관리 앱을 사용해보는 것도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키우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