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서 출발한 콜라?!
1886년 5월 8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약국에서는 전에 없던 독특한 맛의 음료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남미에서 나는 코카잎과 아프리카에서 나는 콜라 열매에 시럽 등을 혼합한 이 음료의 이름은 ‘코카와인’이었다. 만든 이는 약제사 존 펨버튼. 존 펨버튼은 여러 차례의 실험 끝에 두뇌 강장제이자 두통약, 소화제로서 코카콜라를 만들었다. 이때만 해도 코카콜라는 약이었다.
코카콜라의 경쟁사인 펩시콜라는 미국 노스캐놀라이나주의 약사 브래드 햄이 조합한 소화불량 치료제가 원조다. 초기에는 콜라 너트나 바닐라 빈즈 등을 원료로 만들어 개발자의 이름을 딴 ‘Brad's drink’라 불리며 약국에서 제조·판매됐었다. 콜라 너트의 ‘콜라’와 소화 효소의 ‘펩신’으로부터 유래돼 ‘펩시콜라’라 이름 붙여졌다.
콜라에는 단맛을 내는 설탕이나 옥수수 시럽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러한 당분이 알코올이나 니코틴처럼 의존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콜라 100㎖당 당분 13g이 들어 있는데, 250㎖ 한 캔을 마실 경우 약20~32.5g의 당분을 섭취하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경우 하루 50g 이하의 당분을, 어린이는 35g 이하의 당분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음식을 통해 자연적으로 섭취하는 당분 제외하면 음료수 1~2개만 마셔도 하루 당분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설탕은 달콤한 독약이다
적당한 당분 섭취는 몸 속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설탕은 고열량, 저영양 음식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킨다. 만성적으로 설탕을 많이 먹거나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 우리 몸은 늘 혈당을 낮추기 위해 평소에도 인슐린 수치를 올려놓는다. 즉 ‘고인슐린혈증’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혈관의 약한 부분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고, 염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혈관이 딱딱해지면서 동맥경화가 된다.
또 설탕이 몸 속에 들어가면 이를 소화하고 배출시키기 위해 비타민, 미네랄, 칼슘이 다량으로 쓰이는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겨 노화를 앞당긴다. 설탕은 그렐린, 렙틴과 같은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 분비에도 관여하는데, 이 때문에 비만을 유발한다.
콜라가 치아 부식을 초래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배우 키어스틴 워링은 소문난 콜라 애호가였다. 15년 간 하루에 무려 7캔의 콜라를 마실 만큼 콜라를 좋아한 그녀는 결국 심한 치통에 시달렸고, 급기야 다섯 개의 치아가 빠져버렸다. 워링이 15년 간 매일 7캔씩 마신 콜라를 다 합치면 약 532만 7175ℓ. 그 안에 든 설탕은 티스푼으로 26만 8275 숟가락에 달한다고 한다.
설탕이 함유된 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성인이 그렇지 않은 성인에 비해 질병에 걸릴 위험도
(출처: 2015년 9월 미국 하버드 대학)
달달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건강을 지킨다!
스트레스나 피로를 풀기 위해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나 설탕이 듬뿍 든 음식을 주로 찾는 사람이라면 ‘내가 혹시 설탕 중독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콜라 중독은 대부분 뇌와 신경계 기능과 관련이 있다. 콜라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 음료수를 마시는 것에 대한 강한 집착, 탄산음료 섭취량을 낮추지 못하는 것 등은 중독의 주된 증상이다. 특히 당을 섭취하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나오는데 적당히 먹는다면 상관없지만, 계속 당을 먹고 싶다는 욕구에 이끌려 과다 섭취하게 될 경우 중독이 될 수 있고, 끊었을 때에는 금단 현상까지 나타난다.
중독을 멈추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한 가지는 갑자기 딱 끊어버리는 방법이고, 다른 한 가지는 조금씩 줄이는 것이다. 탄산음료를 끊는 과정에서 자극성, 피로감, 두통, 우울감 등의 금단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금단현상은 보통 2~9일 정도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혼자만의 힘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콜라를 대체할 수 있는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되도록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로 맛을 낸 물, 무가당 아이스티, 차, 탄산수 등을 콜라 대신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외식할 때만 콜라를 마시거나 주말에만 마시는 등 스스로 지침을 세우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