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촉발된 중독의 심화현상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 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사 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권고로 인 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일상의 또 다른 돌파구가 필요해졌다. 개인이 세상과 가장 쉽게 연결 될 수 있는 매개체, 즉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와 가까 워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코로나 블루, 스트레 스 등의 심리적 문제가 증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 한 적극적인 방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다양한 중독현 상이 심화되기에 이르렀다.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코로나19 전후 음주, 스마트폰, 도박 등 중독성 행동변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반적 으로 우울과 불안으로 인한 중독의 위험이 증가한 것 으로 나타났다. 음주의 경우 전체 응답자 중 코로나 19 이후 ‘(조금 혹은 매우)줄었다’는 응답은 54.2%, ‘(조 금 혹은 매우)늘었다’는 7.5%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감 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라서는 ‘매우 줄었다’ 고 대답한 비율이 20대에서 높게 나왔고, 30대부터 50 대까지는 ‘조금 늘었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 평소 음주 빈도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음주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음주 횟수가 주 4회 이상인 사람의 경우, ‘변화 가 없다’와 ‘늘었다’의 비율이 61.8%로 ‘줄었다’는 비율 38.1%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해 일반적인 결과와 다 르게 음주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2.5 단계가 시행됐을 때, 음식점과 주점 등의 운영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면서 음주의 기회가 줄어드는 듯 보 였지만, 이와 관계없이 전반적인 음주량은 증가한 셈 이다.
스마트폰의 사용 변화는 확연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 다.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이용에 대해 ‘(조금 혹은 매우)줄었다’는 응답은 4.1%, ‘(조금 혹은 매우)늘었다’는 답변은 44.3%로 스마트폰 이용이 확실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 분포를 봤을 때도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든 사용 시간대에서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난 추세다. 특히 2시간 이상 ~ 3시간 미만으로 사용하던 사람이 늘었다고 답한 비율이 51%로 가장 높게 나타나 평 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콘텐츠 이용 비율은 SNS, 채팅 등 커뮤니케이션이 48.6%, 뉴스 47.2%, 쇼핑 34.6%, 사진 및 동영상 29%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 상호작용을 하거나 정보를 찾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박은 어떨까? 코로나19 전과 후에 하루 평균 도박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결과, 1시간 미만의 수치가 코로나19 이전이 65.4%, 후에는 58.3%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1시간 이상 도박을 하는 사람의 비율이 전체적으로 증가해 도박 이용 시간은 전반적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도박의 종류는 로또, 복권이 68.2%로 가장 높고, 주식 투기 27.3%, 기술을 이용한 돈내기 13.6%, 스크린 경마와 불법 인터넷 게임 9.1%, 주사위와 바다 이야기, 성인 오락실 및 카지노 4.56% 순으로 나타났다. 로또와 복권, 주식 투기와 같은 도박 종류의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 과도한 이용에 대한 예방이 요구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의 증가는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중독에 기대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중독 예방과 건강한 디지털 미디어 활동,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 제한, 균형 잡힌 아날로그 활동의 보장 등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