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보이는 것만 존재한다

김상운 작가를 만나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었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만 존재하며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부터 받아들여야 했다.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최소한 광자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서는 여러 번 증명된 과학적 사실이라고 한다. 이른바 ‘이중슬릿 실험’이다. 전자의 움직임이 인간이 관측할 때와 관측하지 않을 때 각각 다르다는 것을 밝혀낸 실험이다. 과학자들조차 이 실험의 결과를 설명할 때 ‘귀신같다’든지 ‘유령같다’는 표현을 쓴다. 실험을 통해 현상을 발견했지만 아직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이라는 과학의 영역에서는, 바라볼 때만 존재하고 바라보지 않을때는 사라진다는 것은 해괴하지만 확실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사실인가라는 점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김상운 작가는 세상만물이 다 그러하며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나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상운 작가는 ‘이중슬릿 실험’이라는 어려운 실험이 아니더라도 현실을 자세하게 관찰하면 이러한 이치가 스스로 드러난다고 강조한다. 과거는 기억으로만 존재하며 미래는 계획으로만 존재한다. ‘존재한다’고 표현하지만 그것들은 생각 속에만 있는 것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으로 괴로워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며 오늘을 살아가느라 불행을 느끼는 존재일까. 김상운 작가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바로 지금, 현재의 나를 관찰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바로 지금, 현재의 나를
관찰해야 한다

모든 것은
다 마음속에 있다

“1분 혹은 10분 전에 보았던 것들을 떠올려보세요. 그것들이 다 어디에 있나요? 이미 현실에서는 사라졌기 때문에 만질 수도 없고 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냄새를 맡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들은 다 ‘마음속’에 있습니다. 지금 보는 장면은 1초 전, 1분 전에 보았던 장면과 똑같은 장면이 아닙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1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다르다’는 말에는 쉽게 수긍할 수 없어도 20년이나 3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한다. 심지어 김상운 작가는 양자물리학의 이론을 빌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미립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립자가 사람의 생각을 읽어 내고 그 생각대로 현실 세계를 바꾸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것은 무한한 크기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주장을 하는 김상운 작가는 1984년 MBC에 입사하여 국제부, 경제부, 정치부를 거쳐 시사교양프로그램 ‘지구촌 리포트’의 앵커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인물이다. 2011년에는 양자물리학과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한자기계발서 <왓칭>의 출간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2017년 충청MBC 사장직을 끝으로 MBC를 떠나 현재는 ‘김상운의 왓칭’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투버이자 하루의 95%를 명상하는 데 보내고 있는 명상가로 변신했다.
김상운 작가는 명상을 통해 자신을 제3자의 눈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고통이 해결된다고 말한다. 의식적으로 나 자신을 관찰하면 인생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언뜻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관찰(watching)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는 말은 양자물리학자들이 많이쓰는 말입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자신의 마음속을 잘 관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어려운 말 같지만, 모든 일이 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 하나만 이해하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김상운 작가는 모든 것은 마음속에 들어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생각한다. 마음이 몸속에 들어있다고 여긴다. 고통은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사람들은 ‘마음’이 몸속이나 머리속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화가 나도 ‘이건 내 몸속에서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이 우울해도 내 몸속에 우울한 감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모든 것은 몸속이 아니라 마음속에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바꾸려면 결국은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화는 ‘내’가 아니다,
화가 났다는 것을 아는 것이 ‘나’이다

감상운 작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철학적 답이 아니라 과학적 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내 몸 자체도 아니며 나를 좌지우지하려는 감정 덩어리도 아니다. 문제는 감정과 나 자신이 한 덩어리라고 생각할 때 발생한다. 화가 난 사람은 홧김에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곤 한다.
우울한 감정에 휩싸이면 극단적 선택을 한다. 이때 나는 누구인가? 감정 덩어리가 나인가, 감정이 휘몰아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나인가. 김상운 작가는 “감정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여 한 덩어리가 되었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감정과 몸과 나 자신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감정이 내 몸과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키를리안 사진기’라는 특수한 장치로 촬영된 이미지를 통해 이미 확인되었다고 한다.
“생체에서 방사되는 에너지장을 ‘키를리안 사진기’라는 장치로 촬영을 하면 감정이 몸 바깥에 퍼져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날 때는 화가 몸 바깥에 퍼져 있는 것이 붉게 보이고 우울할 때는 파랗게 변합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느냐 하면 감정은 우리 몸 밖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내 몸이 감정에 휩싸여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나라고 설명한다. 감정이 나라고 여기고 감정이 몰아치는 대로 행동하니까 범죄도 저지르고 도박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박충동도 마찬가지이다. 도박을 하고 싶어하는 감정덩어리가 나일까. ‘내가 도박의 충동에 휩싸였구나’를 아는 존재가 나일까.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바닥으로 끌어내렸다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김상운 작가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에게도 맞춤형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살면서 몸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인생의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졌을 때가 나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입니다. 도박중독, 절망, 체념 등도 모두 감정일 뿐입니다. 마음속에서 생기는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를 가만히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아, 감정은 내 마음속에서 출렁이는 파도와 같은 것이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충동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치유가 가능해집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한 가지입니다. 모든 것은 감정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여 한 덩어리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모든 것은 감정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여 한 덩어리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김상운 작가가 말하는 ‘나를 바라보기’가 가진 힘


1. 내가 원하는 몸 만들려면
내가 바라는 몸을 상상하라. 모든 행동을 몸에 맞춰 생각하라. 서 있는것도 운동이 된다. 모든 것은 나의 몸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한다.
2. 나를 남처럼 바라보면 효과가 높아진다
추하고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불쌍하게 생각하라. 거울을 보고 성공할 자신을 생각하고 대화하라. 매일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
상하고 칭찬해보라.
3. 과정을 바라보면 쉬워진다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쉬운 목표부터 하나씩 점령하라. 단계별로 잘게 쪼개면 실행이 쉬워진다. 실행 과정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라.
4.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타고난 지능이라는 생각을 버려라. 지능은 얼마든지 개발이 가능한것이라고 생각하라. 모든 가능성을 두고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
지능을 높이는 길이다.
5. 부정적인 감정을 버려라
부정은 부정을 먹고 산다. 부정적인 감정의 자연 수명은 90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반발하면 오히려 그 수명이 늘어난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때는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라.
6. 위기가 곧 기회다
위기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위기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기회가 될 수 있다. 못생긴 덕에 최고의 개그맨이 될 수 있었던 사람도 있다.
단점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장점이 된다.
7. 상보성의 원리로 인생이 갈린다
아이에게는 “안 돼”라는 말보다 “먼저 ○○하고 해”라고 말하라. 장점에 초점을 맞추면 단점이 사라지고, 장점을 자꾸 부각시키면 그 장점은 커진다. 남을 탓하는 것은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