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행위중독 ‘도박’
도박은 결과가 불확실한 게임에 돈을 거는 것이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08) 우리나라 국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1%로, 만 20세이상 성인의 경우 197만 명 정도가 도박중독유병자로 추정된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2016)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 및 경제적 비용은 한 해, 78조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도박중독은 도박자 자신의 삶을 황폐화시킬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심각한 고통과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그러나 물질중독인, 알코올이나 약물중독에 비해 심각성이 대두되지 않아 아직은 사회적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도박은 대중화되어 있는 편이다. 이 때문에 도박에 참여할 기회가 흔하고, 단순히 오락이나 여가로 여기고 시작할 수 있으므로 도박중독의 위험이나 징후를 알지 못하고 도박에 빠지기 쉽다.
어떤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잘 빠지게 될까?
도박중독에 빠지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박중독에 더 빠지기 쉬운특성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도박중독은 단순히 도박 행동을 하는 빈도나 시간, 도박으로 인한 손실 액수 등의 객관적 기준으로만 결정되지 않고, 도박자의 환경이나 지니고 있는 자원에 의해 조절된다. 즉 도박중독의 문제는 도박자 한 사람의 개인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는 어렵다.
도박자 개인이 지닌 위험요인과 상황적 요소, 도박 접근성, 사회의 문화적 특성이나 분위기 등 환경적 요인 등 다차원적인 요인이 상호 작용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도박 자체가 도박중독의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알코올 자체가 알코올중독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도박중독에 빠지기 쉬운 위험 요소
일반적으로 알려진 도박중독에 빠지기 쉬운 위험의 개인적 요소가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위험하고, 평상시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나 충동성, 민감성이 높은 사람이 그러하다. 또한 모험을 좋아하고 심사숙고하기보다는 충동적인 편인 경우와 낮은 자존감, 자주 우울하거나 불안하며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간의 유대가 낮은 경우, 가족 갈등이 심한경우, 다양한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 신체적 및 정서적 고통이 있는 경우인데, 이때 스트레스 해소 방안으로 도박을 활용한다면 위험하다. 도박은 내기에서 돈을 따는 짜릿한 쾌감뿐 아니라 불안, 우울, 적응상의 어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도 일시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고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있다면 더욱이 도박행위를 경계해야 한다. 또한, 최근 이혼·실직·은퇴 또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의 사망 같은 상실이나 변화를 겪은 경우도 취약하다. 주변에 도박을 즐기거나 자주 하는 친구나 지인들이 많거나 도박장 등의 접근성이 용이한 경우도 위험성이 높아진다.
한편 도박 경험의 초기에 ‘대박 경험’을 한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개인에게 도박에 소질이 있다고 자신하는 등 도박의 유능감을 충족시켜 도박을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희망은 점점 더 위험한 큰돈을 걸게 된다. 대박 경험 그 자체가 고위험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중독은 ‘내성’이라는 특성이 있어서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큰 자극과 많은 양이 필요하다. 그래서 점차 더 큰 금액을 내기에 걸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심심풀이, 재미 삼아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중독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중독 예방을 위한 첫걸음
중독 예방을 위한 첫걸음은 먼저 자신이 중독 문제에 취약한 점이 있는지 미리 인식하고, 주의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이 재미 삼아 시작한 도박의 첫 경험에서 큰돈을 따는 대박 경험을 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질병도 초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듯, 도박도 문제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예방과 노력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놀이와 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점차 나의 일상을 방해하거나 도박에 대한 갈망이 많아지고 이로인해 가족 등 주변인들과 갈등을 빚게 되기 시작했다면 바로 전문기관을 방문하거나 전화 등을 통해 전문적인 평가와 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강원랜드 도박중독관리센터를 비롯하여 거주지 인근에 설치된 중독통합관리센터에서도 필요한 평가와 상담을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도박을 한다고 해서 누구나 도박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도박중독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KLACC내 자문위원의 참여로 행위중독에 대한 예방, 치료, 실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