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녹록하지 않고 위태위태 살얼음판 같을 때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과 선을 긋고 마음의 선을 지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작고 사소해 보이는 주변의 모든 존재를 애정 가득한 눈으로 시에 담아온 풀꽃 시인 나태주가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시이다.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받는 '아낌없는 사랑'의 온기가 '날마다 아침이 오는 까닭이' 되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이유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주

​지금 사람들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 지쳤다, 고달프다,
심지어 화가 난다고까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도
우리가 마땅히 기댈 말과
부탁할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일을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낌없이 사랑해야 하고
조금은 더 참아낼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망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다림의 까치발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날마다 아침이 오는 까닭이고
봄과 가을 사계절이 있는 까닭이고
어린것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이유이다.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표지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저자  나태주
출판  열림원
발행  202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