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사회탐구를 가르치는 강사 이지영. 매년 7월은 그에게 매출 피크의 시기이자 가장 바쁜 때이다. 여름방학 교재 원고는 7월 중순까지 완성돼야 한다. 그해 6월 모의고사와 7월 초 출간되는 EBS 수능완성 교재를 반영해야 하는 일주일간의 작업. 그런데 하필 이지영 강사는 그때 배가 아팠다. 아픈 정도가 심각하다 느꼈지만 도저히 일정을 미루지 못했다. 그렇게 생명을 건 모험을 하던 때, 그는 고통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앰뷸런스에 실려 가게 된다.
#1
이 정도는 감내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분은 얼마의 보상이 있다면 그런 선택을 하실 거 같으세요." 이지영 강사는 묻는다. 입원 당시, 이지영 강사는 의사에게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까지 자기 몸을 가혹하게 다룰 수가 있냐고 타박을 들었다고 한다. "다 이 정도는 감내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들도 다 성공을 위해 작은 몸의 위험 신호들은 무시하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랜 의사 경험을 가진 선생님께서 정말 흔치 않은 미련, 독함이라고 혼내시는 걸 보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는 말한다.
© 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2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지만 이지영 강사는 학생에 대한 책임감을 이유로 무리한 여름방학 개강을 감행한다. 10시간 줄 서서 듣는 대치동 강의, 업계 최초 프리패스 도입에 가장 크게 기여한 강사, 사교육비 평균을 낮추는 데 기여한 강사, 감사패를 받은 강사, EBS에서 최연소 공로상을 받은 강사.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저의 독함이 모두의 표본이 되고 독함이 성공에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지영 강사는 덧붙인다. "하지만 제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은 데는 그로부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3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2018년 4월, 이지영 강사는 죽음의 고비를 만난다.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일정을 강행한 결과였다. 강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 숟가락을 들 힘도, 넣은 음식물을 씹을 턱 힘도 없었고 앉아서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 신체의 모든 수치는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 강사로서 복귀는 불투명했고 계약서상 강의 중단으로 인해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했다. "도대체 나는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큰 벌을 받나,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토록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일까." 이지영 강사는 그렇게 생각했다.
© 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4
뒤늦은 후회와 결심
이지영 강사는 피곤에 지친 고3 수험생에게 하루에 3시간 자도 죽지는 않는다고, 죽을 각오로 공부하라고 다그쳤다. 몸을 먼저 챙기라고 말할걸,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시 강의할 기회가 생긴다면 "학생들에게 조금 더 자고 맑은 정신으로 공부해도 괜찮다고, 그깟 성적 따위로 평가되지 않는 넌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줘야겠다." 그렇게 그는 한두 달의 휴식과 깊은 잠,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기적적인 회복을 되찾았다. 지난 삶에서 한 번이라도 휴식을 취했다면 그 죽음의 고비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었다. 이제 이지영 강사는 "자신을 잘 재워주고 잘 먹여주고 잘 다독여 주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독함을 강요하는 동기부여 강의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큰 선물이 주어지지 않는다. 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한다. 스스로를 아끼고 자신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 주자. 이지영 강사가 전한 이야기처럼 당신도 자신을 귀하게 여기기를 바란다.